독 서 (마음에 양식)

복숭아꽃 ( 桃 花 )

신관사또 2009. 8. 31. 14:41
728x90
반응형

예전에 선비들은 마당에 지나치게 고운 꽃은 심지 않았다 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복숭아 나무는 들이지 않았으니.

어쩌면 그 까닭은 복숭아꽃 요기로운 자태가

글 읽은 선비의 마음에

색정을 돋우어 음탐하게 될까 보아 저어한 것 아니었던가.

혹은 그 꽃 진 후의 무르익은 열매의 탐스러운 형상이

영락 앖는 陰性 (음성)을 띄우고 있어,

보는 눈을 미리 삼간 탓이었는지도 모른다.

흔히 桃色(도색)이라 하면,

글자 그대로 복숭아꽃같은 분홍빛을 가리키기도 하나,

사실은 남녀간에 색정으로 얽히는 일을 나타낼 때 쓰이는 말이니

복숭아꽃과 열매의 본질이 원래 음란하고 방탕한 것일까.

하기는 분홍이나 백황색 아니면 노랑 복숭아 열매가

물 많고 달면서 살이 부드러워 입안에 녹아들며,

과육 푸짐한 맛이 육덕있는데다

풍요롭고 관능적인 생김새 역시 여성성을 드러내매

예로부터 이를 생산과 생명력에 결부시켜 한 상징으로 삼기도 했다.

 

 

                  최명희의 혼 불- 10 (봉천의 봄)중에서.     NO 2009-46.

 

                                                                                                       독 도

728x90
반응형
LIST

'독 서 (마음에 양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 한마디의 위력  (0) 2009.09.27
다 지나간다 (지셴린) NO 2009-49.  (0) 2009.09.20
梨 薑 酒 ( 이 강 주 )  (0) 2009.08.17
혼 불 - 5 (최명희) NO 2009-38  (0) 2009.07.14
혼 불 - 3 (최명희) NO 2009-36.  (0) 2009.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