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서 (마음에 양식)

당신들의 천국 (이청준) NO 2016-100

신관사또 2016. 8. 2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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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은 주정수와 섬을 다녀간 구경꾼들의 것이었다.


다만 하나 두려운 것은 주님의 참뜻이오.이것이 정말 인자하신 주님의 뜻인지 모르겠소.이것이 진실로 주님의 뜻이라면 당신께선 우리에게 이 일을 감당할 용기도 함께 주실 것이오.


아까도 말했지만 문둥이는 누가 겁을 먹은 걸 보면 공연히 심술이 사나워져서 점점 더 추악하고 난폭한 꼴을 보인다지 않았는가 말이야.

문둥인 남이 자기 위해 일해 준다는 거 곧이 들을 수 없고, 남 위해 일한다는 법 없다는 소리야.


덕적도 3형제 이야기: 5정보의 땅을 위해 여덟 차례의 침하를 겪으면서 아직도 후회없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그 3형제의 꿋꿋하고도 강인한 의지는...


가라앉으면 솟아올리고, 솟아올려 놓으면 다시 가라앉는..


참혹스런 일을 저지르려 할 때면 언제나 조용조용 옛날 얘기들을 들추어내는 것이 노인의 버릇이라고..


말끝마다 당신들은 주님을 앞세우고 나서지만 당신들에게 주님이 계시다면 나에게도 내 주님은 계실 것 아니오.


믿음과 사랑으로 행하지 못했다면 미움과 의심으로 행하고 있었다는 도리밖에 되질않지 않아...?              믿음이 없이 억지 자유를 하자니까 불신과 미움밖에 번지는 것이 없었단 말씀야.


눈 못 감고 죽은 어미를 떠나면서부터 ..할애비가 죽고 나서도 남은 보리줌이나 찾게 된 걸 좋아하고, 굶어 죽은 여인네를 욕보이는 도둑 떼를 거들고다니다간 가엾은 술집 여자의 피나 흘리게 하는 따위의 못된 짓에만 용감했지  -  황 장로



오  마  도  (한하운)


문둥이가
문둥이들이

바다에 돌을 실어서
바다에 돌을 던져서

풍양(豊陽) 곶(串)과 오마도를 이어
도양(道陽) 곶(串)을 둑 쌓아서

바다와
바다물을 밀어낸

바다 330만평 해면이
육지 330만평의 5만석 옥토(沃土)가 된

이 간척지는
이 나라 영토를
지도를 확장한 대붕(大鵬)의 뜻

문둥이가
땅에서 못 살고 쫓겨난 한은
땅에서 살아보려는 원(願)은

땅에서 살아보지 못한 땅을 만들어
나라 사랑의
마지막으로 바치는 영원한 보국(報國)이

살아서 마지막으로
학대(虐待)된 이름을 씻어
사람 구실 하는

오 영광의 땅
햇빛 가득한 오마(五馬)의 땅이여
어둠에서 빛나는 햇빛이여


철조망 울타리가 둘러쳐진 천국 - 그것은  누구에게도 진짜 천국일 수가 없습니다.

이 섬 위에 꾸미고 계신 원장님의 천국은 ..이 섬 원생들의 천국이기 전에 우선 원장님의 천국인 것입니다.


이들은 병을 얻어 바깥 세상으로부터 이 섬으로 쫓겨 들어왔고, 한번 섬으로 들어온 이들에겐 병원 당국에서 다시 섬을 나갈 용기가 나지 않도록 바깥 세상에 대한 끝없는 원망과 저주와 두려움을 길러줍니다.


황 장로 : 사랑은 자유처럼 뺏음이 아니라 베풂이라고, 사랑은 자유처럼 투쟁과 미움과 원망을 낳는 대신 용서를 가르친다고 말이야요.


당신들의 천국 살아있는 주인공 조창원 원장.

오마도(소록도 사람들의 꿈의 낙토)가 우리들, 즉 나환자의 땅이 못 되고 제3자인 당신들의 땅이 되었다고 생각한 것이다.그 생각이 바로 오마도(소록도 문제)의 핵심이다.


관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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